트럭 돌진테러 6주 만에…시민들 경악
11일 맨해튼 지하도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뉴욕시가 또 다시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10월 31일 트럭 돌진테러에 이어 약 6주만에 일어난 사건으로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이번엔 사망자도 없고, 시민들도 크게 다치지 않아 안도하고 있다. 이번 테러가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지지 않은 건 범행에 사용된 폭탄이 기술적으로 치밀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임스 오닐 뉴욕시경 국장에 따르면 이번 범행에 사용된 폭탄은 ‘파이프폭탄’ 형태다. 또 테러범 아카예드 울라(27)는 인터넷에서 제조 요령을 익혀 직접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울라는 직장에서 이 폭탄을 만들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어떤 폭탄인가=뉴욕타임스는 이날 폭탄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범행에 사용된 폭탄이 결함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즉, 더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지만 계획대로 폭발하지 않았고, 그 이유는 허술하게 제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신문에 따르면 이번 테러에 쓰인 파이프폭탄은 매우 기초적인 형태다. 성냥의 화약가루를 얇은 파이프에 채운 뒤 양쪽 구멍을 막는 것이 제조 방식의 전부라는 것. 여기에 깨진 전구를 화약에 불을 붙일 수 있도록 설치한 뒤 건전지를 연결해 전원을 켜면 전구에 불이 들어오면서 화약에 불이 붙어 폭발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번 범행에 사용된 폭탄을 조사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테러범 울라는 크리스마스트리에 사용된 조명 전구를 이용했다. 건전지는 9볼트짜리가 사용됐다. 폭발과 동시에 파이프 구명을 막았던 한쪽 또는 양쪽 뚜껑이 터졌는데, 파이프 전체가 터지지 않아 파편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폭발이 실패한 것이다. 이 폭탄은 당시 테러범의 몸에 부착돼 있던 상태여서 테러범만 손과 복무에 화상 등 큰 부상을 입고 말았다. 경찰은 이날 폭탄이 터진 곳이 울라가 범행을 예정했던 위치인지를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그의 의도대로 폭탄이 터진 것인지, 아니면 기폭장치 오류로 계획보다 앞서 또는 늦게 폭발한 것인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테러범은 어떤 사람인가=테러범 울라가 사는 브루클린의 이웃들에 따르면 그는 가족과 함께 살았다. 울라는 지하에서 거주하고 그의 남여 형제들은 윗층에 살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울라의 가족들은 모두 평소 조용한 편이었고, 이웃과도 별다른 소통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 이틀동안 밤에 울라의 집에서 누군가 소리를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국무부에 따르면 울라는 시민권자 형제의 자녀에게 발급되는 F43비자를 소지한 합법 체류자다. 방글라데시에서 지난 2011년 미국에 왔으며 2012년 3월부터 2015년 3월까지 리버리택시 운전면허증을 소지하고 있었으나 실제로 리버리 차량을 운행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국이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면서 울라는 연방검찰 뉴욕 남부지검에 송치돼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게될 예정이다. ◆출근길 대혼선=테러가 발생한 시간은 오전 7시20분쯤이었다. 이 때문에 월요일 출근길이 대혼란을 빚었다. 특히 테러가 발생한 지하통로는 포트오소리티버스터미널과 타임스스퀘어 전철역을 잇는 주요한 길목이다. 뉴저지와 맨해튼, 또 퀸즈 등 뉴욕의 다른 지역으로 연결되는 전철의 핵심 부분이어서 테러 여파는 상당했다. 수많은 통근자들은 평소보다 출근길이 한 시간 이상씩 더 걸리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뉴저지에서 버스를 타고 포트오소리티 버스터미널까지 온 뒤 전철을 이용해 퀸즈로 출근하는 최윤영씨는 “버스에서 계속 터미널에 진입하지 못한다는 안내를 했고, 결국 터미널의 후문인 9애비뉴에서 내렸다”며 “터미널 주변 전철역 모두 통제된 상태였고, 9애비뉴에서 5애비뉴 브라이언트파크까지 걸어와서 7번 전철을 탔고, 3시간이 걸려 출근했다”고 말했다. 뉴저지에서 맨해튼으로 출근하는 또 다른 한인 통근자는 뉴저지트랜짓 버스가 아예 맨해튼으로 진입하지 않고 에지워터 페리터미널에 하차시켜 페리를 타고 맨해튼까지 와야했고, 맨해튼 12애비뉴 페리터미널에서 직장이 있는 6애비뉴까지 걸어서 이동해야 했다. 신동찬 기자 [email protected]